외국어를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의외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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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의외로 같았다

10년 넘게 여러 언어를 배우며 내가 발견한 한 가지

My Language Tr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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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가 처음부터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

9살 때 외국인에게 말을 걸었던 순간

나는 외국어가 어려웠던 기억보다 신기했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9살 때 미국에서 길을 걷고 있었다. 멀리서 외국인이 걸어오자 나는 숙모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저 사람한테 말 걸고 싶은데 뭐라고 하면 돼?” 숙모가 짧은 문장을 하나 알려줬다. 나는 그 문장을 몇 번 중얼거리더니 정말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다. 평소에는 낯도 많이 가리는 아이였는데 외국어로 말하는 건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었다. 아마 그때의 나는 영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는 놀이였다.

시험이 되는 순간, 언어는 재미를 잃었다

시험 과목이 된 외국어 공부

그런데 학교에 들어가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영어는 점수가 되었고, 일본어도 시험 과목이 되었다. 문장을 말하는 대신 정답을 맞히는 일이 중요해졌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재미는 사라졌다. 돌이켜보면 언어가 싫어진 것이 아니라,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가 사라진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외국어를 시작했을 때 흥미가 되살아난 것도 그래서였다. 이번에는 누구도 시험을 보라고 하지 않았다. 누구와 이야기하고 싶은지, 어떤 나라를 이해하고 싶은지만 남았다.

그래서 나는 사람부터 찾았다

펜팔과 원어민 선생님을 찾는 모습

다시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교재를 사는 것이 아니었다. 펜팔을 찾았다. 원어민 선생님을 찾았다. 실제로 대화할 사람부터 만들었다. 물론 문법도 공부했다. 기초 문법은 혼자 빠르게 정리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책보다 사람이 더 좋은 교재였다. 몇 개 안 되는 표현으로도 대화가 이어질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이상한 쾌감이 생겼다. ‘정말 통하는구나.’ 그 경험 하나가 다음 공부를 하게 만드는 가장 큰 동기가 됐다.

나는 문장을 외우지 않는다

문장 구조를 분석하며 공부하는 모습

학원에서 쉐도잉도 해봤다. 열심히 따라 읽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면 남는 게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공부 방법을 조금 바꿨다.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대신 구조를 보기 시작했다. 이 문장에서 다른 상황에도 쓸 수 있는 표현은 무엇인지. 어떤 문법이 재활용되는지. 단어 하나만 바꾸면 몇 개의 문장을 만들 수 있는지. 그렇게 하나의 문장은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열 개가 되고, 스무 개가 되었다. 언어는 생각보다 반복되는 구조가 많다. 표현을 외우는 사람보다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이 오래 기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어장은 나에게 가장 늦게 열리는 책이었다

여행 중 표지판과 메뉴판을 읽는 모습

나는 단어장을 오래 붙잡는 스타일이 아니다. 단어는 혼자 있을 때보다 문장 속에 들어갈 때 살아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사도 읽고, 잡지도 읽고, 길거리 표지판도 읽고, 여행 중 찍은 사진도 다시 꺼내 읽는다. 중국에서 친구들과 식당에 갔을 때였다. 친구들은 메뉴를 보고 있었는데 나는 맥주병에 적힌 중국어를 읽고 있었다. 친구가 웃으며 물었다. “그게 그렇게 재밌어?” 그 질문을 듣고 문득 깨달았다. 아, 나는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언어를 발견하는 사람이구나.

외국어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낯선 것이다

낯선 언어와 점점 가까워지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는 머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외국어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매일 조금씩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읽히지 않던 것이 읽힌다. 실력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결국 그런 익숙함이 쌓인 결과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새로운 언어를 만나면 가장 먼저 외우려고 하지 않는다. 먼저 친해지려고 한다. 어쩌면 언어도 사람과 비슷한 것 같다. 가까워질수록,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낯설었던 것뿐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글 : My Language Trip
그림 : My Language Trip (AI-assisted)